
추석부터 화제의 중심에 선 드라마가 있습니다.
모든 걸 다 이루어주는 ‘지니’를 소재로 한 〈다 이루어질지니〉.
김우빈과 수지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판타지 같은 장면들 덕분에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그 속엔 우리가 한 번쯤 ‘일’과 ‘욕망’을 놓고 다시 생각해보면 좋을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출처 : 넷플릭스 ‘다 이루어질지니’
드라마 속 지니에게 소원을 비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간절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사랑을, 누군가는 복수를, 또 누군가는 성공을 빕니다.
동화 속처럼 아름답고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소원은, 현실엔 없습니다.
인간의 욕심 속에서 출발한 간절함은, 때로는 그 욕망 때문에 더 깊은 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하니까요.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커질 때, 인간은 유혹에 더욱 쉽게 이끌립니다.
최근 뉴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캄보디아 고수익 일자리’도 같은 맥락인 것 같습니다.
‘고수익’이라는 단어는 달콤했습니다. 그러나 그 유혹에 속아 위험한 해외로 향했던 사람들,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누군가는 빚을 갚기 위해 떠났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꿈의 일자리”가 아니라, 착취와 속임의 현실이었습니다.
결국, 드라마 속 간절함과 현실 속 유혹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욕망’이라는 이름의 인간 본성입니다.
“욕망은 어디에서 시작되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그리고 HR의 시선으로는 또 이런 질문으로 연결해봅니다.
“조직 안의 욕망은,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설계될 수 있을까?”
💡 욕망은 억제의 대상이 아니라, 설계의 대상이다.
욕망은 나쁘지 않다. 다만 ‘방향’이 필요하다.
욕망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욕망은 인간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가장 근원적인 에너지이기 때문이죠.
문제는 그 욕망의 방향입니다.
방향이 사라진 욕망은 유혹이 되고,
방향이 설계된 욕망은 동기가 됩니다.
조직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과를 내야 한다는 욕망이 비교와 불안으로 흐르면 소진이 되고,
같은 욕망이 성장과 의미로 흐르면 몰입이 됩니다.
결국 HR의 역할은 욕망을 억제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욕망이 건강하게 흘러가도록 ‘길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HR이 욕망을 설계하는 세 가지 방법
1️⃣ 비교 대신 ‘성장의 기준’을 세우기
조직은 늘 비교 위에 서 있습니다.
성과급, 승진, 평가… 모든 제도는 누군가와의 비교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비교는 욕망을 왜곡시킵니다.
타인과의 비교는 끝없는 결핍을 낳고,
자신과의 비교는 지속적인 성장을 만듭니다.
“작년의 나보다 얼마나 나아졌는가?”
이 단순한 질문이 욕망의 방향을 타인 중심에서 자기 중심으로 바꿉니다.
이러한 기준의 이동이 바로 건강한 욕망의 첫 걸음입니다.
2️⃣ 결과보다 ‘과정의 욕망’을 인정하기
욕망은 결과만을 향할 때 쉽게 지칩니다.
그래서 HR은 목표를 주는 것보다,
이루어지는 과정 자체를 설계해야 합니다.
성과 중심의 보상보다,
‘프로젝트 피드백 데이’, ‘도전 스토리 공유 세션’,
‘실패를 기록하는 날’ 같은 문화가 더 큰 동기를 만듭니다.
결과보다 ‘이루어가는 과정’을 존중 받는 경험은
욕망을 ‘조급함’이 아닌 ‘성장’으로 바꾸는 힘이 됩니다.
3️⃣ 욕망이 닿을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기
사람은 자신이 왜 이 일을 하는지 모를 때 쉽게 흔들립니다.
“이루어짐”이란 결국 이유와 의미가 만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HR이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개인이 일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연결해주는 일입니다.
“이 일이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
“이 일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만드는가?”
의미를 찾아주는 일은 욕망이 유혹으로 흐르지 않게 붙잡는 나침반이 됩니다.
욕망을 다루는 조직이 결국 지속가능하다.
욕망을 잘 다루는 조직은 ‘사람’을 잃지 않습니다.
성과보다 에너지의 흐름을 먼저 관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조직에서는 욕망이 경쟁이 아닌 동반 성장의 힘으로 작동합니다.
스스로 ‘이루어지는 경험’을 반복할 수 있는 구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결국 HR은 사람의 욕망을 억누르는 자리가 아니라,
그 욕망이 의미 있는 곳으로 흘러가도록 돕는 설계자가 됩니다.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 에서도, 캄보디아 고수익 일자리에서도
무엇이든 이루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이루어내는가가 삶의 본질이라는 것을 우리는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HR의 역할도 같습니다.
사람이 가진 욕망을 부정하지 않고, 그 욕망이 일의 의미와 만나도록 돕는 일.
그래서 HR은 결국, 진짜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을 만들어주는 사람들입니다.
그곳에서 사람은, 일로 성장하고 삶으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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