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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레터 062호] 명분 없는 헤드헌팅이 치르는 혹독한 대가 : 2026년 7월

관리자
2026/07/09


명분 없는 헤드헌팅이 치르는 혹독한 대가

축구대표팀 잔혹사로 보는 채용의 '절차적 정의'가 무너졌을 때 벌어지는 일들


4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감쌌던 뜨거운 열기는 이내 차가운 분노로 변했고,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월드컵의 낭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역량을 가진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최악의 결과물을 낸 이번 월드컵은,

역설적으로 그 어떤 대회보다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리고 이 거대한 실패의 서막에는

"절대 가지 않겠다"던 약속을 번복하고

단 하루 만에 마음을 바꾼 한 지도자가 있었습니다.


면접도, 프레젠테이션도, 수개월간 공들여 만든 검증 프로세스도 모두 생략된 채였습니다.

그 결과는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충격 그대로입니다.

피치 위에서 신뢰를 지휘해야 할 리더는 시작부터 정당성을 잃었고,

조직은 안팎으로 붕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씁쓸한 잔혹극을 바라보는 직장인들의 시선에는 묘한 기시감이 서려 있습니다.

비단 축구계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기업의 인사(HR) 현장에서도 이와 닮은꼴의 일들이 소리 없이 반복되곤 합니다.

시장에서 이름값 좀 날렸다는 고위 임원이나 스타급 인재를 영입할 때,

경영진의 조급함은 종종 채용의 가장 기본 원칙인 '절차적 정의'를 마비시킵니다.


우리는 왜 화려한 이력서, 지인 추천에 눈이 멀어 검증의 규칙을 우회해 버리는 걸까요?

과정을 잃어버린 낙하산식 헤드헌팅이 조직에 들여오는 진짜 리스크는 무엇일까요?



💡 오너 마음이 아닌 정당한 채용 과정의 중요성



'이력서의 환상'과 '지인 채용'이라는 달콤한 독약


경영진이 채용의 규칙을 우회할 때 흔히 빠지는 두 가지 덫이 있습니다.

하나는 과거의 명성에만 눈이 먼 ‘이력서의 환상’이고,

다른 하나는 검증 대신 친분을 선택하는 ‘지인 채용의 유혹’입니다.


이번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 역시 이 두 가지 덫이 완벽하게 결합한 형태였습니다.

제대로 된 인터뷰나 전술적 검증도 없이,

그저 "내가 잘 아는 사람이라서",

"한국 축구를 잘 아는 레전드라서"라는

온정주의와 인맥이 시스템을 압도해 버렸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지인 채용'이 기업 조직으로 들어올 때 발생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입니다.

냉정한 역량 평가를 거치지 않고

"내가 같이 일해봐서 아는데 능력 있는 사람이다"라며

리더의 독단으로 데려온 인재는,

높은 확률로 현업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합니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나

사적인 친분은 아무런 무기가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지인이 리더의 자리를 꿰차는 순간,

채용의 본질은 ‘조직을 위한 인재 영입’이 아니라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특혜와 밀실 인사’로 변질됩니다.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었다"는 냉소주의와 내부 붕괴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지인이 리더의 자리에 앉았을 때,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현장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던 내부 구성원들입니다.


축구대표팀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부당함을 폭로했던 내부 위원의 고백에

대중이 격하게 공감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시스템을 지키려 노력했던 실무자들의 시간은,

윗사람의 "내 사람 심기" 한 번에 철저히 부정당했습니다.


기업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정한 기준과 절차를 무시한 채용을 목격한 직원들은

순식간에 조직을 향한 냉소주의에 빠져듭니다.


"치열하게 성과를 내고 프로세스를 지켜봐야 무슨 소용인가,

결국 라인 잘 타고 줄 잘 서는 게 장땡인데."


"대표님이 아는 사람 데려다가 앉히면 그만인데,

우리가 짠 전략과 로드맵이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이러한 회의감은 조직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가장 빠른 독약입니다.

공정하다는 믿음이 사라진 조직에서는 누구도 회사의 목표를 위해 헌신하려 하지 않습니다.

결국 시스템을 믿고 회사를 지탱하던 진짜 핵심 인재(Key Man)들부터 조용히 이탈하기 시작하고,

조직에는 '자리 보전'에만 급급한 무능한 인재들만 남게 되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좋은 채용은 '누구를' 뽑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뽑았는가에 있다


우리는 흔히 채용을 '결과'로만 평가하려는 실수를 범합니다.

"결과만 좋으면 장땡 아니냐"는 식의 결과주의는

채용 과정의 온갖 잡음과 불공정을 덮어버리는 가장 비겁한 변명입니다.


그러나 이번 축구대표팀 잔혹사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교훈은,

과정(Process)이 오염된 채용은 결코 좋은 결과(Outcome)를 낼 수 없다는 엄중한 사실입니다.

정당성을 잃은 리더는 피치 위에서도, 사무실에서도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몰입과 따름(Followership)을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채용 브랜딩의 본질은 화려한 보도자료나 멋진 채용 공고에 있지 않습니다.

내부 구성원들과 시장의 인재들이

"저 조직은 사람을 뽑을 때 참 공정하고 상식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신뢰를 느끼게 만드는 것,

즉 '절차적 정의'를 지켜내는 것이 진짜 채용 브랜딩의 시작입니다.


지금 우리 조직의 채용 시스템은 안녕한가요?

혹시 "우리가 잘 아는 사람",

"이 바닥에서 이름 꽤나 날린 사람"이라는 편리함에 기대어,

조직의 미래를 망치는 명분 없는 헤드헌팅을

묵인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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